은평 한옥마을과 진관사에 언젠가는 다녀오리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간 바쁜 일상으로 인해 다녀오지 못 하고 있었습니다만, 어제 우연히 기회가 되어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계획에 없었던 방문이었는데요. 가기 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한번 새로운 곳도 갈겸,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곳이니 가보자는 취지로 가게 되었습니다.
지하철 구파발 역에서 내려서 걸어 올라 갔습니다.
크리스피파이 은평뉴타운점
주소: 서울 은평구 진관동 138-21 (전화: 02-382-3014)
생각지도 못 하게 메고 갔던 등짐이 점점 무거워지는 게 느껴져서 중간에 '크리스피 파이'라는 곳에서 휴식을 하고 갔습니다. 이 역시 계획에 없었던 방문이었는데, 수제 과일 파일을 전문적으로 파는 곳이더군요. 만드시는 주인 분이 중년 여사장님이신데, 가게 안에서 평온함을 느꼈습니다. 저희 앞 손님으로 수녀들도 오셔서 포장을 해 가시더라고요.
파이는 정말 맛있습니다. 크림치즈도 산뜻하고 무엇보다 올라간 과일들이 풍성하고 맛있어요. 양도 적당해서 먹었을 때 너무 적다거나, 혹은 더부룩하다거나 하는 게 하나 없고, 파이 두께나 강도도 밸런스가 잘 맞습니다.
딸기하고 블루베리를 먹고 (음료가 필요하면 옆 카페에서 주문하고 파이를 가져가서 먹어도 되더군요), 딸기/블루베리/말차 파이를 집에 포장해서 갔습니다. 맛도 좋고 간단히 지인 집에 놀러갈 때 포장해 가도 좋을 것 같아요.
옆 카페에서 북한산을 바라보면서 먹는 풍경도 좋더군요. 실제로는 사진과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보통 저녁 7시 전후로까지는 여시는 것 같지만, 재고 등의 이유로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늦은 오후에 방문 시 미리 연락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은평 한옥마을
서울 은평구 연서로50길 7-12
진관사를 가는 길에 한옥마을을 자연스럽게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한옥마을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테마파크일 줄 알고 갔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실거주자가 있는 주택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옥도 굉장히 멋졌고, 북한산의 멋진 산세와 어우러짐이 보기 좋더군요. 사진에 미처 담기지 못 한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진관사
주소: 서울 은평구 진관길 73 (전화: 02-359-8410)
다음에 기회가 되면 주변 북한산 둘레길도 다녀오면 어떨까 싶습니다. 진관사 주변 산세가 정말 멋있고, 보는 것만으로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평안함을 줍니다. 사진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어요. 진관사에 들어가기 전에 '극락교'라는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절에 들어가게 됩니다.
다리 이름이 '극락교'여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속세를 잠시 떠나온다는 느낌도 들기도 하고... 사진은 따로 안 찍었지만 진관사에서 템플 스테이도 운영하더군요. 혹시 나중에 올 걸 대비해서 눈여겨 봐두었습니다.
진관사 내부에는 '송풍자명(茗煮風松)'이라는 전통 카페가 있어요. 쌍화차를 추천합니다. 참고로 명자풍송 카페는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합니다. 갔을 때 거의 6시가 다 되었기 때문에 안에서 먹지 못 하고 테이크 아웃해서 먹었습니다.
내부가 조용하고 좋습니다.
대웅전도 들리고, 여러 전각을 들렀어요. 저는 불교에 대해 잘 몰라서, 같이 간 댕박사를 따라 행동했습니다. 불상 앞에서 목례도 하고 절도 하였는데, 바라만 봐도 마음이 좋더군요. 불상을 볼 땐 '헤헤... 안녕하세요?'라는 마음으로 바라보며 목례와 절을 했습니다. 사실 북한산 산세를 보면서 절에 갈 때도 마음이 상쾌해지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불상 앞에 와서 인사를 하니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가벼워지는 게 느껴지더군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편안함이었습니다.
종교와 어떤 믿음, 신념과 상관없이 예를 갖추고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위로와 안식을 느꼈습니다. 방문하기 전에는 참 마음이 힘들었는데, 의도치 않은 방문에서 짧은 시간 만에 사람의 심리가 이렇게나 바뀔 수가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너무나도 산뜻했어요.
돌아가는 길에 작게 소원을 빌며 돌도 올려놔봤어요.
팥 찜질팩 만들기
귀가하는 길에 마음이 이루 말 할 수 없게 평온하고, 힘이 도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인지, 평소에 저의 어머니가 찜질팩이 없어서 줄곧 곤란해 하시던게 생각나더군요. 역시 본인의 마음이 편안해야 주변도 돌볼 수 있나봅니다.
원래는 시제품을 사려 했지만, 가볍고, 허리에 맬 수 있는 형태의 찜질팩이 온라인 상에서 판매되는 게 아예 없어서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리하여 귀가 길에 직접 재료를 사봤습니다. 실과 바늘은 집에 있으니, 페이스 타월과 속을 채워놓을 곡물만 사갔습니다. 목표는 허리에 맬 수도 있고, 눈, 어깨, 손목 등에 찜질하기 좋은 찜질팩을 만드는 것입니다.
재료는 서리태 500g (대략 5천원), 페이스 타월 (다이소 1천원)입니다.
원래는 팥으로 사려고 했지만, 재료가 남을 경우를 생각해서 서리태를 샀습니다. 어머니가 팥은 별로 안 좋아하고 서리태는 좋아하시거든요. 서리태는 500g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곡물은 검색해보니 팥/서리태/현미 등 다양하게 넣어도 상관 없습니다.
집에 있는 실로 코바늘을 떠서 허리띠를 만들고 (끈을 일부러 과하게 넉넉하게 만들었습니다. 짧은 것보단 나으니깐요), 해보질 않아서 엉성한 바느질이지만 그래도 내구성에는 무리가 없도록 열심히 꿰매 만들었습니다. 재봉틀이 있거나 평소에 바느질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더 금방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머릿 속으로 계획을 대략적으로 짜고, 만들면서 계획을 수정/추가 했기 때문에, 예상 보다 시간이 다소 더 걸렸습니다. 저는 완성까지 대략 3시간은 걸린 것 같습니다.
완성입니다. 사진은 이미 어머니가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허리에 몇번 착용한 후에 찍었습니다. 어머니가 굉장히 만족해 하시고 좋아해줘서 매우 기뻤습니다.
허리끈은 코바늘로 만들 때 생각을 못 했는데, 실 소재가 아크릴과 울이 들어간 소재라, 플라스틱을 소재로 하는 아크릴이 전자레인지에 들어갔을 때 불에 타거나 녹거나 좋지 않은 일이 있는 게 아닌 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기껏 다 만들어 두었지만, 뒤늦게 걱정 사항이 생겨 허리띠를 떼고, 다시 만들려고 했는데, 어머니의 강력한 권유로 전자레인지에 1분 돌려보니, 콩이 있는 곳만 뜨겁고 허리띠는 열감이 전혀 없더군요.
나중에 다시 확인해보니, 실 라벨에 약한 다림질도 괜찮다는 표기가 있어 한시름 놓았습니다. 피부에 닿아도 부드러운 타월 소재와 몸에 좋은 콩으로 만들었으니 건강에도 좋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아울러, 전자레인지에 콩을 데우면 콩이 물렁해지지는 않을까 걱정이었는데 그건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여전히 딱딱합니다.
또한 시중에 황토 찜질팩 등은 무게도 무겁고, 데우는데 한참 걸렸었는데 콩으로 만든 찜질팩은 30초만 돌려도 따듯하고 1분이면 찜질하는데 딱 좋다고 어머니가 무척 좋아하십니다. 이렇게까지 행복해하면서 좋아하시는 걸 보니 저도 뿌듯하네요.
많은 것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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